아홉째날 (8월 21일 월요일)
아침 8시, 신체위험감지신호기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런게 있냐고? 그냥 몸이 아팠다.
여기저기 몸이 깎여나가듯이 아팠고 속이 쓰렸다.
전날 이미 어느정도 예상하고 글을 써두길 잘했다.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룰을 어기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확실히 상황에 문제가 있음을 감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나았다.
여러모로 계획보다 영양분 섭취가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사실상 오전 6시에 잠에들었다.
안그래도 점점 수면패턴이 뒤로 늦춰져서 위험했는데 하필이면 전날 아무생각없이 오후 5시 반에 커피를 마셨던 것이 생각났다.
심지어 평소에 먹던 가루커피가 아니라 커피숍에서 받은 에스프레소에다가 방탄커피를 해먹었다.
이때 했던 말을 돌이켜보니 '오늘 할 일이 많으니 마셔야겠다' 였는데, 실제로 이날 반드시 해야 했던 일-녹음-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하지 못했다.
무리하는 습관은 대체 언제쯤 고칠 수 있을까
카페인에 약해서 커피를 마시면 정확히 12시간정도는 잠을 자기 힘든 타입이라 말똥말똥한 정신은 아침 5시 반까지 유지되었고 여차저차 잠들때쯤엔 6시였다.
8시에 일어났을 때에 느낌은 사실 일어났다기보다는 그 2시간 조차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기분이었다.
뭘 먹어야할지 바로 알 수 있었는데 바로 '사골국'이다.
미리 공부해놓은 유튜브에서 급할때 먹어도 되는 음식 두가지를 알려줬었는데 하나가 '사골국', 하나가 '방탄커피'였기 때문이다.
잠을 자야하는 상황이기때문에 커피는 No였지만 '사골국'은 쓰린 속과 생리로 인해 빈혈로 직행하고 있을 몸상태를 생각해도 여러모로 안성맞춤인 메뉴였다.
원래도 생리 3~4일차에는 빈혈기가 있어서 종합영양제를 추가로 먹는 편인데 먹는게 부실해서 이미 안좋은 기미가 보였다.
아닌게 아니라 팔다리 일부가 저리기 시작했다.
사골국을 먹고 속쓰림이 사라지고 어지러운 느낌이 조금 사라졌지만 저림 증상이 해결이 안됐다.
빈혈기가 있으면 등~어깨가 구부러지고 손이 오그라드는 듯한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잠을 못잘 것 같아서 액상으로 된 종합비타민까지 챙겨먹었다.
이날은 오후 12시 반에 일어나 1시쯤 방탄커피를 먹고
밥을 먹고 종합비타민도 한번 더 먹었다. 기운이 없는게 너무 심해서 지난주 월요일처럼 잘 챙겨먹었다.
오후엔 엄마집에 가서 엄마에게 오메가6가 얼마나 안좋은지에 대해 유튜브 영상을 잔뜩 보여드리고
집에와서 녹음을 한 다음 다시 엄마집으로 가서 저녁으로 토시살을 먹고 엄마가 원하는 서랍장을 찾아봐드린 후 집에 왔다
D+10일 (8월 22일 화요일)
표기를 이제부터 숫자로 바꾸려고 한다. 쓰기도 보기도 편하니까.
전날까지 그래도 저탄수화물 식사를 유지했는데, 이날 아침에도 머리가 띵하니 영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일반식으로 바꾸기로 결심을 하고 편하게 밥도 나쁜 음식이 아닌 선에서 시켜먹었다.
이 시점에서 그래도 1주차에 결심했던 것들을 돌아보자면, 한가지는 이미 달성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식욕제어'이다.
- 몸무게 감량 (5~10키로)
- 식욕 조절
- 집중력, 체력 회복
- 뱃살 줄이기
이 네 가지 중 몸무게 감량도 이미 1키로 정도는 달성한 상태라고 볼 수 있었는데
식단도 일주일동안 줄곧 초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했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금 늘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여러모로 몸이 힘들어진 것으로 미루어보아, 몸에서 아직 지방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동안 조금 편하게 먹으면서 컨디션도 회복하고, 앞으로 어떻게할지 몸상태에 맞춱서 유동적으로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이날은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났는데 10시쯤이었다. 11시쯤 방탄커피는 챙겨먹었고 12시반쯤 육회비빔밥을 시켜먹었는데 다는 못먹고 조금 남겼다.
저녁에는 7시쯤 낮에 먹고 남은 비빕밥과 연어초밥 그리고 오리고기 조금 해서 먹었는데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나서 요거트도 챙겨먹은 뒤 식사가 끝났다.
D+11일 (8월 23일 수요일)
72시간 단식 1일차
저녁까지 안먹어보기로 결심했는데 (방탄커피도 X)
오후 3시부터 고비가 시작되었다. 두통이 점점 심해져서 5시쯤 방탄커피를 먹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도 머리가 계속 아팠지만 뭔가 속이 편안해지면서 자고싶어져서 잤는데 중간에 변리사님 전화가 와서 6시쯤 깼는데
컨디션이 생각보다 괜찮아져서 그 뒤로 금식을 유지하기로 결정!
그 뒤로도 한 오후 8시(23시간째)까지는 계속 머리가 아프다가 손발에 살짝살짝 열기가 도는데 뭔가 찔끔찔끔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누워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한 한시간정도 계속 노래틀어놓고 어떻게든 계속 움직여봤다.
근데 몸이 굉장히 가벼웠다. 평소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움직일 수 있었다.
놀랍게도 그러고나서 많이 좋아졌다. 점점 두통이 사라지더니 밤 10시(25시간째)쯤부터는 거의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그래서 갑자기 노트북 켜고 일을 시작했다 ㅋㅋㅋ
멀쩡한 증상은 새벽까지 계속되었고 오히려 너무 말똥말똥해서 잠을 못자고 일이 끝난 뒤에는 장기단식과 보식에 대한 후기글들을 찾아보다가
새벽 6시쯤 잠들었다.
D+12일 (8월 24일 목요일)
72시간 단식 2일차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젯밤 가벼워진 몸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게 느껴졌다. (12시경)
화장실에 다녀와서 몸무게를 재보니 놀랍게도 59.05! 어젯밤까지 59.75에서 도통 떨어지지 않더니 0.70이 사라져있었다.
지난 겨울에 많이 무리하면서 살찐 뒤로 기존의 55~58 대 몸무게로 계속 돌아가지 못하고 막혀있었어서,
어떻게든 58이라는 숫자를 보고싶었는데 코앞이었다.
근데 58대로 돌아가더라도 만족할 수는 없는게 작년 12월즈음을 생각하면 보통 정상 몸무게는 55, 이상태에서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58이 최대였기때문에
그때만해도 만성소화불량인 내 인생에 60이라는 숫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였다.
일반식으로 돌아가서 다시 1~2키로 찔 것을 감안하면 55정도는 찍어줘야하는데.. 라는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며 아침을 시작했다.
이때 72시간까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지난주에 키토래쉬 현상인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염증성 여드름이 다발적으로 올라와서
울긋불긋하고 딴딴한 염증상태였는데, 어젯밤에 상태가 조금 좋아진 뒤부터 조금씩 염증이 가라앉는 모습들이 보였다.
단식의 효과중에는 염증의 완화도 있어서 얼굴을 생각해도 그렇고, 5개월째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는 발목 염좌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치료가 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 일단 48을 확실이 끝내고 좀 더 해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면 72시간까지 유지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침의 생각이었고 씻고 머리를 말리면서부터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움직이기가 굉장히 힘들어졌다.
한동안 침대위에 쓰러져서 쉬다가 머리를 마저 말리고 식탁 앞에 앉아서 가만히 핸드폰과 노트북만 만지고 있다가
오후 5시쯤부터 진짜 고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전까지는 힘이 없어서 무언가 더 할 여유가 없을 뿐이지 가만히 있는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그때쯤부터 다시 머리가 아프고 몸이 아프면서 '아 힘들다' 라는 느낌이 뽝 왔다.
그래서 그때 이제 상황 재검토를 했는데
아무리 12시쯤 일어났다지만
- 저녁 6시가 될 때까지 씻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점
- 금/토/일 모두 외출 약속이 있다는 점,
- 그 전까지 집에서 해야할 일도 많다는 점
이렇게 세가지를 고려한 뒤 바로 깔끔하게 48시간을 기점으로 단식을 종료하기로 했다.
그래서 단식이 종료되기 두시간 전인 6시에 바로 방탄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마시자마자 몸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저녁으로는 맛있는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메뉴는 김치치즈닭갈비~! 단식 끝나고 먹은 저녁이라 그래도 꽤 많~이 듬~뿍 먹었다.
그리고 원래 바삭바삭한 과자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단식 끝난 기념으로 김부각봉지를 두봉지 해치웠다.
대신 이날 사촌동생이 놀러와서 같이 할 얘기가 많아서 밖에서 산책을 오래 했다.
D+13일 (8월 25일 금요일)
밤에 좀더 일찍 잠이 들었는데도, 다음날 눈떠보니 한시 반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재보니 59.15 정도로 59kg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단식을 하루 더 했더라면 58까지는 확실하게 갔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이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바로 전 주에 62키로 중반대 몸무게를 본 적 이 있었기 때문에 약 3kg 가량을 다이어트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단식을 중지하고 식사를 조금 하더라도 몸무게가 60을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을 1차목표로 하고 1일 1식 ~ 1.5식을 하기로 했다.
이전에 이미 습관들여놓은대로 일어나자마자 방탄커피를 마시고, 브로콜리를 먼저 찐 뒤에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집에 정리할 식기들이 많아서 한참을 정리하다가 3시쯤 좀 어지러운 것 같아서 전부터 사다놓은 파프리카를 드디어 꺼내서 굽고 첫 끼를 준비했다.
그리고 저녁 7시에 합정에 있는 피자집에서 약속이 있어서 다녀왔는데 딱 한조각 먹었다.
그리고 리고타치즈샐러드를 1/3정도 먹었다. 치즈는 먹었지만 함께 나온 도우튀김은 먹지 않았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한시간정도 놀고 산책하면서 헛개수를 한 병 마시고
마지막으로 갔던 투썸플레이스에서 에이드를 한잔 마셨는데 당도를 덜 달게해서 주문했다.
집에 와서 바로 몸무게를 쟀더니 60.10 정도로 다시 올라와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먹었나보다.
D+14일 (8월 26일 토요일)
이날도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나가서 많이 먹게될 게 걱정되었다.
노래방도 가야했고 애들이 술도 마실텐데 과연 안주에 손도 안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다시 찌거나 할 게 무서워서, 일부러 방탄커피도 늦게 마셨다.
2시쯤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 부족할 영양분을 생각해서 전날 구워놓은 파프리카 조금, 그리고 한참전에 어머님이 보내주셨던 건강즙하고 오메가3를 먹었다.
아직 공복에 정신차리는 게 쉽지 않아서 머리가 멍해지지 않도록 많이 노력해야했지만 생각보다 저녁 늦게까지 잘 버티다 왔다.
노래도 어찌저찌 생각보다 힘있게 불렀고, 저녁 메뉴는 닭갈비여서 맘 편히 먹었는데 그렇다고 엄청 먹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배가 안고팠다! (오히려 금방 물렸다)
그리고 노래방 부족한 사람들끼리 노래방에 한시간정도 더 갔다가 2차에서 안주중에 화채랑 나가사키 짬뽕만 먹었다.
그리고 소주를 아주 홀짝 해서 거의 뭐.. 두방울?ㅎㅎ
아무튼 2차까지 가서 드문드문 먹는 바람에 공복시간을 길게 잡지를 못해서 많이 걱정했지만, 요요가 오는 일 없이 다음날도 몸무게가 잘 떨어졌다!
이날 저녁 몸무게가 59.2 근처였고, 자고 일어나니 58.9로 떨어졌다.
D+15일 (8월 27일 일요일)
이렇게 써놓고 보니 벌써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2주차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간헐적 단식에 많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18:6이 아니라 20:4를 노리고 있고 18시간째쯤 된 시점에 방탄커피를 한잔 마신다.
14일 전만 해도 식욕을 통제할 수가 없어서 브로콜리라도 위장 가득 우겨넣었던 나인데 ㅎㅎ
몸무게도 먹는 양에 비해 더 찌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지방대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이 된다.
지금 이 몸무게로 끝이 아니라 계속 더 내려갈 것 같은 느낌?
수치로는 3키로가 빠졌다. 62키로에서 59키로! 58이란 숫자도 봤지만 아직 후반대이니까
2주만에 4키로는 나에게 과분한 것 같고 3키로인걸로.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 아침 공복 몸무게 기준으로 '몸무게 일기'라는 어플도 쓰기 시작했다.
근데 왜 처음부터 안썼냐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 시작 몸무게도 대충 62키로 인걸로 하자 뭐 이렇게 써놨고
수치가 너무 대충인 것이 아닌지 읽는 사람이 좀 의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내가 60키로가 넘는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매우 충격이라서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인생에 남기고 싶지 않은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실 내가 내 몸무게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은 지금부터이다. ㅋㅋㅋㅋㅋㅋ
이럴때 보면 정말 굉장히 F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 TF 검사 테스트에서 T점수 90점 나왔다.. (갑작스러운 mbti)
일요일 일정은 저녁에 친구 집에서 집들이 겸 청첩장 모임이 있어서 토요일과 비슷하게
2시쯤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 부족할 영양분을 생각해서 전날 구워놓은 파프리카 조금, 그리고 한참전에 어머님이 보내주셨던 건강즙하고 오메가3를 먹었다.
그리고 갔더니 보쌈하고 부대찌개 그리고 마라샹궈가 있어서 맛있게 먹었고, 후식으로 파인애플도 먹었다.
그리고나서 밤에 배가 좀 고팠지만 쉬는 기간에 어떻게든 더 빼야지 라는 생각에 8시 반 이후로 계속 공복을 유지했다.
이 모든 과정이 큰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더 욕심을 내며 덜먹고 있다.
아직 공복시간이 길어지면 종종 손발이 저리지만 초기에 두통에 시달리고 축 늘어져서 아무것도 못하던 상황에 비해서 훨씬 잘 버티고 있고
영양소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잘 챙겨먹는다는 전제 하에, 지방대사가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여러모로 인생의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 적응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주간에는 이제 길었던 휴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짐을 정리하고 이직하는 새로운 회사로 첫 출근을 한다.
지금까지는 쉬면서 편하게 다이어트를 1순위 과제로 두고 움직였지만, 이번주부터는 슬슬 직장인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월화수에도 그동안 다이어트에 집중하느라 끝내지 못했던 과제들을 하나씩 정리해야한다.
한달 뒤에는 과연 50대 중반의 몸무게로 '보통' 체격으로 돌아가는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직장생활과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간헐적단식 2주플랜 도전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진짜 다이어트 & 간헐적단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 ^-^
'다이어트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헐적단식 2주플랜 도전기] 1주차 기록 (0) | 2023.08.2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