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에 많이 무리하면서 살찐 뒤로 기존의 55~58 대 몸무게로 계속 돌아가지 못하고 막혀있었어서,
어떻게든 58이라는 숫자를 보고싶었는데 코앞이었다.
근데 58대로 돌아가더라도 만족할 수는 없는게 작년 12월즈음을 생각하면 보통 정상 몸무게는 55, 이상태에서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58이 최대였기때문에
그때만해도 만성소화불량인 내 인생에 60이라는 숫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치였다.
일반식으로 돌아가서 다시 1~2키로 찔 것을 감안하면 55정도는 찍어줘야하는데.. 라는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며 아침을 시작했다.
이때 72시간까지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지난주에 키토래쉬 현상인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염증성 여드름이 다발적으로 올라와서
울긋불긋하고 딴딴한 염증상태였는데, 어젯밤에 상태가 조금 좋아진 뒤부터 조금씩 염증이 가라앉는 모습들이 보였다.
단식의 효과중에는 염증의 완화도 있어서 얼굴을 생각해도 그렇고, 5개월째 골머리를 썩게 하고 있는 발목 염좌도 그렇고 내부적으로 치료가 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 일단 48을 확실이 끝내고 좀 더 해도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면 72시간까지 유지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침의 생각이었고 씻고 머리를 말리면서부터 갑자기 머리가 핑 돌더니 움직이기가 굉장히 힘들어졌다.
한동안 침대위에 쓰러져서 쉬다가 머리를 마저 말리고 식탁 앞에 앉아서 가만히 핸드폰과 노트북만 만지고 있다가
오후 5시쯤부터 진짜 고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 전까지는 힘이 없어서 무언가 더 할 여유가 없을 뿐이지 가만히 있는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그때쯤부터 다시 머리가 아프고 몸이 아프면서 '아 힘들다' 라는 느낌이 뽝 왔다.
그래서 그때 이제 상황 재검토를 했는데
아무리 12시쯤 일어났다지만
- 저녁 6시가 될 때까지 씻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점
- 금/토/일 모두 외출 약속이 있다는 점,
- 그 전까지 집에서 해야할 일도 많다는 점
이렇게 세가지를 고려한 뒤 바로 깔끔하게 48시간을 기점으로 단식을 종료하기로 했다.
그래서 단식이 종료되기 두시간 전인 6시에 바로 방탄커피를 마셨는데 정말 마시자마자 몸이 편안해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저녁으로는 맛있는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메뉴는 김치치즈닭갈비~! 단식 끝나고 먹은 저녁이라 그래도 꽤 많~이 듬~뿍 먹었다.
그리고 원래 바삭바삭한 과자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단식 끝난 기념으로 김부각봉지를 두봉지 해치웠다.
대신 이날 사촌동생이 놀러와서 같이 할 얘기가 많아서 밖에서 산책을 오래 했다.
D+13일 (8월 25일 금요일)
밤에 좀더 일찍 잠이 들었는데도, 다음날 눈떠보니 한시 반이었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재보니 59.15 정도로 59kg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단식을 하루 더 했더라면 58까지는 확실하게 갔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이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바로 전 주에 62키로 중반대 몸무게를 본 적 이 있었기 때문에 약 3kg 가량을 다이어트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단식을 중지하고 식사를 조금 하더라도 몸무게가 60을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을 1차목표로 하고 1일 1식 ~ 1.5식을 하기로 했다.
이전에 이미 습관들여놓은대로 일어나자마자 방탄커피를 마시고, 브로콜리를 먼저 찐 뒤에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다.
집에 정리할 식기들이 많아서 한참을 정리하다가 3시쯤 좀 어지러운 것 같아서 전부터 사다놓은 파프리카를 드디어 꺼내서 굽고 첫 끼를 준비했다.
이거 없으면 이제 못 살 것 같다
그리고 저녁 7시에 합정에 있는 피자집에서 약속이 있어서 다녀왔는데 딱 한조각 먹었다.
합정 핏제리아오 라는 곳에서 먹은 시그니처메뉴 오피자
그리고 리고타치즈샐러드를 1/3정도 먹었다. 치즈는 먹었지만 함께 나온 도우튀김은 먹지 않았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한시간정도 놀고 산책하면서 헛개수를 한 병 마시고
마지막으로 갔던 투썸플레이스에서 에이드를 한잔 마셨는데 당도를 덜 달게해서 주문했다.
집에 와서 바로 몸무게를 쟀더니 60.10 정도로 다시 올라와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먹었나보다.
D+14일 (8월 26일 토요일)
이날도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나가서 많이 먹게될 게 걱정되었다.
노래방도 가야했고 애들이 술도 마실텐데 과연 안주에 손도 안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다시 찌거나 할 게 무서워서, 일부러 방탄커피도 늦게 마셨다.
2시쯤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 부족할 영양분을 생각해서 전날 구워놓은 파프리카 조금, 그리고 한참전에 어머님이 보내주셨던 건강즙하고 오메가3를 먹었다.
아직 공복에 정신차리는 게 쉽지 않아서 머리가 멍해지지 않도록 많이 노력해야했지만 생각보다 저녁 늦게까지 잘 버티다 왔다.
노래도 어찌저찌 생각보다 힘있게 불렀고, 저녁 메뉴는 닭갈비여서 맘 편히 먹었는데 그렇다고 엄청 먹지도 않았다.
생각보다 배가 안고팠다! (오히려 금방 물렸다)
그리고 노래방 부족한 사람들끼리 노래방에 한시간정도 더 갔다가 2차에서 안주중에 화채랑 나가사키 짬뽕만 먹었다. 그리고 소주를 아주 홀짝 해서 거의 뭐.. 두방울?ㅎㅎ
아무튼 2차까지 가서 드문드문 먹는 바람에 공복시간을 길게 잡지를 못해서 많이 걱정했지만, 요요가 오는 일 없이 다음날도 몸무게가 잘 떨어졌다!
이날 저녁 몸무게가 59.2 근처였고, 자고 일어나니 58.9로 떨어졌다.
D+15일 (8월 27일 일요일)
이렇게 써놓고 보니 벌써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2주차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간헐적 단식에 많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18:6이 아니라 20:4를 노리고 있고 18시간째쯤 된 시점에 방탄커피를 한잔 마신다.
14일 전만 해도 식욕을 통제할 수가 없어서 브로콜리라도 위장 가득 우겨넣었던 나인데 ㅎㅎ
몸무게도 먹는 양에 비해 더 찌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지방대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심이 된다.
지금 이 몸무게로 끝이 아니라 계속 더 내려갈 것 같은 느낌?
수치로는 3키로가 빠졌다. 62키로에서 59키로! 58이란 숫자도 봤지만 아직 후반대이니까
2주만에 4키로는 나에게 과분한 것 같고 3키로인걸로.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 아침 공복 몸무게 기준으로 '몸무게 일기'라는 어플도 쓰기 시작했다.
근데 왜 처음부터 안썼냐는 의문이 있을 것이다. 다이어트 시작 몸무게도 대충 62키로 인걸로 하자 뭐 이렇게 써놨고
수치가 너무 대충인 것이 아닌지 읽는 사람이 좀 의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내가 60키로가 넘는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매우 충격이라서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인생에 남기고 싶지 않은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실 내가 내 몸무게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점은 지금부터이다. ㅋㅋㅋㅋㅋㅋ
이럴때 보면 정말 굉장히 F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 TF 검사 테스트에서 T점수 90점 나왔다.. (갑작스러운 mbti)
일요일 일정은 저녁에 친구 집에서 집들이 겸 청첩장 모임이 있어서 토요일과 비슷하게
2시쯤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 부족할 영양분을 생각해서 전날 구워놓은 파프리카 조금, 그리고 한참전에 어머님이 보내주셨던 건강즙하고 오메가3를 먹었다.
그리고 갔더니 보쌈하고 부대찌개 그리고 마라샹궈가 있어서 맛있게 먹었고, 후식으로 파인애플도 먹었다.
그리고나서 밤에 배가 좀 고팠지만 쉬는 기간에 어떻게든 더 빼야지 라는 생각에 8시 반 이후로 계속 공복을 유지했다.
이 모든 과정이 큰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더 욕심을 내며 덜먹고 있다.
아직 공복시간이 길어지면 종종 손발이 저리지만 초기에 두통에 시달리고 축 늘어져서 아무것도 못하던 상황에 비해서 훨씬 잘 버티고 있고
영양소를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잘 챙겨먹는다는 전제 하에, 지방대사가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여러모로 인생의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 적응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주간에는 이제 길었던 휴가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짐을 정리하고 이직하는 새로운 회사로 첫 출근을 한다.
지금까지는 쉬면서 편하게 다이어트를 1순위 과제로 두고 움직였지만, 이번주부터는 슬슬 직장인의 일상과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월화수에도 그동안 다이어트에 집중하느라 끝내지 못했던 과제들을 하나씩 정리해야한다.
한달 뒤에는 과연 50대 중반의 몸무게로 '보통' 체격으로 돌아가는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직장생활과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간헐적단식 2주플랜 도전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진짜 다이어트 & 간헐적단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